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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과 패션의 의미(Inauguration Fashion meaning)

지난 20일,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의 취임식이 거행되었다. 새로운 대통령을 향한 미국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는 많은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대통령 취임식에는 여러 가지 이슈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퍼스트 레이디의 패션은 대중들에게 큰 관심거리다. 이번 취임식에서는 퍼스트 레이디의 의상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의상도 큰 의미를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수계 이민자의 딸이자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으로 당선된 카말라 해리스의 패션, 그리고 취임식에 참여한 역대 퍼스트 레이디들의 패션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그들의 패션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image credit The New Yorker

Joe Biden President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랄프 로렌(Ralph Lauren)’ 네이비 수트와 코트를 입었다. 미국에서 탄생한 아메리칸 패션 아이콘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랄프 로렌은 미국의 가장 대중적이고 친근한 브랜드로 평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즐겨 입었던 브랜드다. 사실 정가에서 랄프 로렌의 인기는 시대를 막론하고 높은 편이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대통령 자리를 지켰던 트럼프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리오니(Brioni) 수트를 즐겨 입었다. 브리오니 수트는 한 벌에 평균 5,000불에서 1만 5천 불에 달한다. 트럼프의 수트를 보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비싼 옷을 형편없이 입는다는 핀잔을 준 적이 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오니 사랑은 임기 내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대다수의 대통령들은 랄프 로렌이나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 같은 미국산 브랜드를 선호했다. 특히 4년 전 대선에 출마했던 힐러리 클린턴은 랄프 로렌을 즐겨 입었는데, 불필요한 장식 없이 솔리드 한 컬러의 랄프 로렌 수트는 정략적인 효과는 물론 정치인들의 심미적인 효과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alph Lauren Designer

Fashion Designer Ralph Lauren - image credit CNN

올해로 81살을 맞는 랄프 로렌은 뉴욕 브롱스의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 중반 남성 넥타이 사업을 시작으로 패션 업계에 뛰어든 그는 창업 5년 뒤인 1972년, 폴로 선수의 로고가 새겨진 반소매 셔츠를 출시하며 ‘폴로’의 이름을 전 세계적으로 브랜딩하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역사광으로 알려질 만큼 학구적인 그는 미국 국기(The Star-Spangled Banner) 보존에 큰 영향력을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The James Smithson Bicentennial Medal을 수상한 바 있다.


Jill Biden First Lady

image credit Insider

퍼스트 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는 취임식 당일 오션 블루 색상의 울 트위드 드레스에 쉬폰을 덧대고 스와로브스키 진주와 크리스털 장식을 단 드레스를 입었다. 또 동일 소재의 벨벳이 어우러진 코트와 같은 색상의 마스크와 벨벳 장갑을 착용했다. 남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넥타이 색과 같은 코드를 연출하며 영부인으로서의 동일한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전달한 질 바이든 여사의 취임식 의상을 놓고 평소 그녀가 좋아하는 디자이너 브랜던 맥스웰(Brandon Maxwell)이나 크리스티앙 시리아노(Christian Siriano)의 옷을 입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그녀는 젊은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오닐의 브랜드인 마카리안(Markarian)에서 주문 제작한 의상을 선택했다.


Alexandra O’Neill Designer

Fashion Designer Alexandra O'Neill - image credit WWD.com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오닐은 2017년 뉴욕에서 처음 데뷔한 디자이너로 경력이 짧은 젊은 디자이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를 지원하기 위해 그녀의 옷을 선택했다고 밝혔으며, 특히 그녀는 질 바이든 여사의 의상을 담당할 디자이너의 최종 명단에 들어 있지 않았던 인물이라 패션계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Kamala Harris Vice-President

Kamala Harris and Her Husband Doug Emhoff - image credit Newsopener.com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민주당을 의미하는 파란색을 합친 보라색은 그야말로 통합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 정부의 출범식 날 통합과 화합을 상징하는 보라색 옷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보라색은 여성 참정권 운동을 상징하는 색으로 1972년 미국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흑인 여성 중 처음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올랐던 셜리 치솜(Shirley Chisholm)이 선거 운동 당시 자주 착용했던 의상의 색이기도 하다.


Christopher John Rogers & Sergio Hudson Designer

해리스 부통령의 의상을 디자인한 사람은 뉴욕의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세르지오 허드슨으로 두 사람 다 흑인 디자이너다. 특히, 크리스 존 로저스는 2019년 CFDA/ Vogue Fashion Fund 상을 받은 화제의 신인 디자이너다. 이 두 디자이너는 패션쇼 런웨이에서도 다인종 모델을 기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들이라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가 이들을 통해서도 엿보였다고 할 수 있다.


First Ladies

image credit Yahoo

이날 참석한 역대 퍼스트 레이디들도 보라색 계열의 옷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짙은 와인색 코트 속에 보라색 랄프 로렌 수트를 입었으며, 미셸 오바마 여사는 젊은 흑인 디자이너 세르지오 허드슨이 만든 와인색의 수트와 코트를 골랐다.


자료 출처: Yahoo, The New Yorker,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