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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 하이 라인(High Line) 재개장

맨하탄 센트럴 팍(Central Park)을 도심 속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뉴욕의 허파와 같은 곳이라고 한다면, 하이 라인(High Line)은 도심의 분주함을 그대로 끌어안은 채 잠시 쉬어가는 작은 산책로라고 할 수 있겠다. 뉴욕시 대다수의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하이 라인은 COVID-19 사태가 시작된 3월부터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 16일 정부의 지침을 따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제한된 인원, 통제된 보행을 전제로 다시 문을 열었다.

High Line official image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경제재개 4단계 지침에 따라 하이 라인 역시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방식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원래는 양방 통행이 가능했고, 어느 출구에서든지 진출입이 가능했지만 현재로서는 북쪽 방향으로만 일방통행할 수 있으며, 14, 16, 20, 23번가 출구로만 공원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또 하인라인 내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하이 라인 철도가 들어서게 된 이유

하이 라인은 원래 10번가 지상에 있던 철로가 지상보다 훨씬 높은 고가 철로로 재건설되었다가 현재의 도심공원으로 변신한 곳이다. 100여년 전 맨하탄의 철로는 지상과 같은 높이로 건설되어 있었으며, 쉼없이 시내로 드나들던 화물열차들은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기 일쑤였다.

그 중에서도 도보 통행이 가장 많았던 10번가와 11번가는 열차에 치여 죽는 보행자들로 넘쳐나 뉴욕시의 적잖은 고민거리였다. 당시 보행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철로 주변에 말을 탄 웨스트 사이드 카우보이들 배치해 빨간 깃발을 흔들며 사고를 예방하려 애썼으나 카우보이의 제재를 무시하며 무단횡단을 시도하던 사람들이 늘어났고 사고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혼잡한 10번가는 '죽음의 거리'로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뉴욕시에서는 첼시를 관통하는 고가 철도를 고안해냈고, 마침내 'West Side Elevated Line'이라는 이름의 고가 철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로 들어서면서 뉴욕 외곽으로 고속도로들이 줄지어 개통되고 화물열차를 대신해 화물트럭들이 활성화되면서 철도는 그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했고, 하이 라인은 영구히 폐쇄되었다. 오랫동안 폐허로 흉물스럽게 남아있던 이 곳은 2009년 하이 라인의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이라는 시민단체의 제안으로 현재의 아름답고 운치있는 공원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1993년 파리의 용도 변경된 철도 공원 쿨레 베르트 르네-뒤몽 공원(the Coulée Verte René-Dumont)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하이 라인은 2014년 누적 방문자 50만 명을 기록했으며, 작년에는 백만 명을 넘겼다.


파리 쿨레 베르트 (the Coulée Verte in Paris) 공원

프롬나드 블랑데라는 이름으로도 불려지는 이 공원은 길이 4.5km, 높이 10m 정도 되는 지상 공원으로 예전에는 바스티유와 포르트 도레를 잇는 철길이었다가 1988년 도심 산책 공원으로 재조성된 곳이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꽃들이 즐비하여 화원을 방불케하는 아름다운 이 공원은 1시간 30분 정도 이어지는 긴 산책로를 따라 다채로운 아트 작품과 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