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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쓰면 쓸수록 아이는 똑똑해진다
인류의 지성은 긴 역사를 지나오면서 ‘손’이라는 도구를 통해 세상에 흔적을 남겼다. 학자나 철학가의 생각, 과학자의 이론 등은 책을 통해 후대에 전달되었고, 예술인의 영감은 연필의 한 획을 긋는 손끝에서부터 출발했다. 노르웨이 과학 기술대학교(Norwegi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TNU) 뇌 연구기관의 자료에는 손으로 글씨를 쓰는 아이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오랫동안 기억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했던 Audrey Van der Meer 교수는 아이들이 최소한의 필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침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더 많은 온라인 클래스(Online Class), 페이스 타임(Face time), 타이핑(Typing), 탭핑(Taping) 등이다. 손에서 스마트폰이 떠나질 않고, PC나 태블릿도 늘 주변에 놓여있다. 9세부터 16세 사이의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적어도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비대면이 요구되는 팬데믹 상황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낸다고 답했다.
Audrey Van der Meer 교수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 문제를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20명의 학생들의 뇌 활동을 조사했으며, 뇌전도 기기를 통해 아이들의 뇌파 활동을 추적하고 기록했다. 그 결과 아이들의 뇌는 타이핑을 할 때보다 손으로 무언가를 쓸 때 훨씬 더 활동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키보드 사용보다 필기를 선택하면 최고의 기억력과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어냈다. 손으로 글씨를 쓴다는 것은 종이에 연필이나 펜을 누르는 에너지 활동, 채워지는 글씨 모양을 눈으로 보는 시각 활동, 그리고 글씨를 쓸 때 나는 소리를 듣는 청각 활동까지 더해져 뇌의 감각을 자극하기 때문에 훨씬 더 건강하고 원활한 뇌 활동을 유도할 수 있고, 이러한 감각 경험은 뇌에 학습의 형태로 저장되어 더 잘 배우고, 잘 기억하며 더 스마트한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손글씨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쇼핑 목록이나 전화번호, 메모 등을 손으로 직접 작성하면 훨씬 오랫동안, 또 정확하게 기억하며, 장기적으로는 치매를 예방하는 데까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이들은 또래들과 어울려 사회성과 인지력 그리고 인성을 키워나가게 되지만 요즘은 온종일 실내에서 디지털 기기들과 씨름하며 마땅히 배워야 할 것들을 놓치며 살고 있다. 특히 요즘같이 ‘집콕’이 요구되는 시기에는 자칫 컴퓨터나 스마트 폰에 더욱더 쉽게 빠지게 된다. 하루 30분이라도 주변 전자 기기들을 다 내려놓고 ‘손으로 글씨 쓰기’, ‘책 소리 내어 읽기’, ‘그림일기 쓰기’, 등 전통적인 교육 방법을 통해 새로운 체험을 해보는 것도 큰 유익이 될 것이다.
자료 출처: Science Daily, Slashgear, neuroscience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