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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고기 부럽지 않은 Vegan Burger, POP'S Eat-Rite

아침부터 취재 차 맨하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식사 때가 되어, 최근에 오픈한 Burger 가게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가게는 East Village, St Marks 거리에 있었고 오픈한지는 1주일 정도 되었다는데, 도착해서 보니 벌써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더군요. 대열 끝에 멀찍이 서서 벽에 걸린 메뉴를 훑어보았죠. Wendy’s, McDonald’s 등 햄버거 프렌차이즈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Classic Combo, Single, Double 그리고 Fries, Onion Rings 등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아, 미리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이 버거 식당은 Vegan Burger를 Serve 하는 곳이었습니다.

image credit Jabin

최근 Missouri University가 조사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음식물의 약 3분의 1은 쓰레기로 버려진다고 합니다. 우리 집 냉장고 속 음식물의 30%가 그냥 버려진다는 이야기죠. 음식물은 폐기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음식물들을 생산해 내기 위해 쏟았던 에너지, 노동력, 시간 등을 생각하면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좀 더 심각하게 다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image credit Poore & Nemecek

미주리 대학 농업 식품 자연자원대학 연구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수개월에 걸쳐 학내 식당에서 취급하는 음식물의 소비 전과 후를 비교해 야채류, 녹말류, 그리고 육류 등 세 가지 유형의 음식물 쓰레기 목록을 만들었고, 그중 야채류 쓰레기가 가장 많고, 그 다음 녹말류와 육류의 순으로 쓰레기를 분류했다고 합니다. 육류 쓰레기는 야채나 녹말류에 비해 적은 양이지만, 생산과정에서부터 온실가스(GHG) 배출량이 다른 식자재에 비해 훨씬 많고 육류나 단백질류의 쓰레기는 폐기 과정에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합니다. 특히 가축이나 낙농업이 발생시키는 메탄가스는 결국 지구 온난화를 불러오고, 온도 상승에 따른 강수량 증가와 여러 가지 극단적인 기후 변화를 발생시킨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류의 소비량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하죠. 환경 문제에 대해 어느 나라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럽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Veganism을 주장하며, 육류 섭취를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image credit Jabin

오늘 방문했던 POP’s Eat-Rite은 원래 이 자리에 이태리 식당을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자 이들은 고급스러운 식당을 오픈하는 것 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Beef가 음식물 쓰레기 중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식물성 패티를 이용한 Vegan Burger 식당을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들은 버거를 팔아 생긴 수익 전부를 인근에 있는 Bowery Mission이라는 단체와 부룩클린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인 Rethink Food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제 차례가 되어 주문대로 가서 보니 주요 메뉴는 야채를 다져 만든 패티에 카라멜 양파, 피클, 비건 치즈를 올린 The Classic과 온갖 녹색 야채가 가득한 The Green Burger, 그리고 절인 보라색 양파를 얹은 Special Burger-Poppa Kahn 이렇게 3가지가 있고, 사이드로 감자 튀김과 비건 드레싱을 곁들인 캐일 슬릭 컵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Special Burger-Poppa Kahn-instagram
The Classic-instagram

주문한 싱글 버거를 받아들고 길 건너에 있는 Tompkins Square Park 체스 테이블에 앉아 버거를 시식했습니다. 버거 안에 들어있는 패티만 따로 먹어봐도 그릴에 잘 구운 고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맛있었고, 야채를 녹여 만든 패티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다 먹고 난 후에도 고기 특유의 냄새나 기름기가 없어 너무나 만족스러웠죠. 음식 맛도 그렇지만 단 한 끼라도 육류 소비를 줄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음료수가 담긴 컵에는 종이로 만든 스트로우가 꽂혀 있어서 고마운 마음까지 들더군요. 플라스틱 컵에 대한 대안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육류 쓰레기를 줄이고 건강을 생각해 버거 가게를 오픈했다는 POP'S Eat-Rite은 East Village 123 St Marks Place에 위치해 있으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고 해요. Burger 도 즐기고 온실 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는 Vegan Burger, 열 고기 부럽지 않은 POP'S Eat-Rite를 강추합니다. Young Choi Editor

참고: Treehugger, The Guardian, Poore & Nemecek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