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ng H. Kim Editor
와인과 차 페어링(Tips for Pairing Wine with Tea)
음식 중에는 함께 먹었을 때 맛은 물론이고 영양 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는 궁합이 따로 있다고 한다. 흔히 레드 와인은 육류가 잘 어울리고, 생선류나 해물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더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심플한 페어링(Paring) 법칙이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리아주(Marriage)라고도 불리는 이 페어링은 파인 다이닝이나 오마카세와 같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주문한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서빙해주기도 하므로 미식가들은 페이링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곳을 일부러 찾기도 한다.

와인 페어링의 경우, 대개는 와인과 함께 가장 잘 어울리는 제철 음식이나 핑거 푸드를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와인과 함께 차를 페어링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데 와인 애호가 중에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 또한 많기 때문에 와인과 차 페어링은 매우 자연스러운 조합이며, 많은 사람에게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차는 와인과 마찬가지로 생산지, 수확 시기, 타닌과 향의 정도, 숙성 기간 등에 따라 분류하기 때문에 와인과의 적절한 페어링을 통해 두 음료의 맛을 더욱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와인과 차를 페어링할 때 가장 쉬운 분류 방법은 건조하지만 담백한 화이트 와인은 화이트 티와 잘 어울리고, 단맛이 강한 화이트 와인은 입 속 단맛을 빨리 씻어주는 녹차가 좋다. 오크 향이 진하고 깊은 맛이 나는 레드 와인에는 단맛이 살짝 감도는 백모단이 잘 어울리고, 부르고뉴 레드 와인의 경우에는 보이차를 꼽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취향에 맞는 와인과 차를 고르는 것이다. 페어링할 때는 와인과 차를 번갈아 마시기도 하고, 와인을 다 마신 후 차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다. 특정 와인과 페어링하기 가장 좋은 차 몇가지를 소개한다.

Barossa Shiraz & Assam Black Tea
프랑스에서는 '시라(Shira)'라고 불리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쉬라즈(Shiraz)'라 불리는 브로사 쉬라즈(Barossa Shiraz)는 서리와 추위에 강한 품종으로 타닌감이 풍부하고 색이 진해 몇 잔을 마시면 치아가 검게 착색되기도 할 정도로 깊은 맛을 내는 와인이다. 또한 신선한과일 향과 민트, 스파이시한 맛이 특징이며 장기 숙성하면 후추 향과 바이올렛, 블랙베리 향이 나기도 한다. 또한 산뜻한신맛과 함께 감칠맛 나는 타닌의 조화가 매력적이어서 자극적인 맛에 길들어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쉬라즈와 페어링하기 티로는 좋은 아삼 블랙 티(Assam black tea)가 있다. 아삼 블랙 티는 인도 북동부의 열대 기후에서 수확하는 홍차로 아릿한 타닌과 깊은 맛을 지니고 있어 바로사 쉬라즈와 페어링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Alsace Pinot Gris & Bai Mudan White Tea
알자스 피노 그리(Alsace Pinot Gris)와 같은 달콤한 화이트 와인에는 중국 푸이잔과 장시성에서 생산되는 화이트 티, 바이 무단(Bai Mudan)이 잘 어울린다. 피노는 처음에는 과일 향을 강하게 풍기지만 숙성시키면 재배한 토양에 따라 향이 각각 달라지는데 그 향이 어떤 품종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럽다. 피노는 서늘한 지역에서 자라는 포도로 껍질이 얇아 와인의 빛깔이 진하지 않고 타닌도 많지 않아 깔끔하면서도 화사하고 우아한 맛을 내기 때문에 샴페인을 만드는 품종으로 많이 활용된다. 바이 무단은 동백나무과 식물의 잎사귀 하나와 두 개의 어린잎의 비율로 만든 화이트 차의 일종이다. 이른 봄 싹 틔우는 어린잎으로 만드는 차로 맛이 부드럽고 깨끗해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린다.
Etna Bianco & Dragonwell Green Tea
상큼한 과일 향에 적당한 산미가 매력적인 에트나 비앙코(Etna Bianco)를 마실 때는 드래곤웰 녹차(Dragonwell Green Tea) 페어링을 추천한다. 에트나 비앙코는 복숭아나 서양배, 아카시아꽃과 아로마 등의 깊고 향긋한 맛과 아몬드 향의 풍미가 있고 미네랄과산미의 균형이 뛰어난 와인이다. 중국의 드레곤웰 차는 달콤한 건초와 마른 흰 꽃을 조합해 잎을 쪄서 볶고 말려 만든 녹차의 일종이다. 특히 녹차는 수천 년 동안 중국과 일본에서 약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약재이자 음료나 식이요법 보조제로서 소화기 증상과 두통을 완화하며, 체중 감소를 촉진하고 심장병과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에트나 비앙코의 과일 향과 드레곤웰 녹차 향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음료로 꼽는다.
Bank Bordeaux & Shu Pu-erh Tea
쌉쌀하면서도 깊은 맛의 보르도(Bordeaux) 와인과 합이 좋은 티는 슈푸에르(Shu Pu-erh) 발효차다. 신선한 포도 맛이 느껴지고 연수가 거듭될수록 맛이 점점 더 차분해지는 보르도 와인은 와인 맛을 잘 모르는 초보들에게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Shu Pu-erh 차는 해발 5,000피트 이상의 고대 야생에서 차로 수확하여 3년 이상 발효시킨 후 식음 하면 깊은 맛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충분히 숙성된 슈푸에르 티는 뜨거운 물에 우리면 섬세한 꽃무늬가 드러나며 흙빛을 띈다. 보르도의 내츄럴한 포도 맛과 잘 어우러지는 차로 꼽힌다.
자료 출처: livemint.com, artoft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