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ung Choi Editor

토론토 단편영화제 수상작, 3분 짜리 단편 영화 'Too Quick To Judge'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어떤 대상을 만났을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그런 태도가 ‘좋지 않다’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도록 규정지어진 사람에게는 상대의 정체성을 선제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해야 하는 태생적인 제스츄어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판단과 평가의 부정확성을 너무 쉽게 간과하고 심지어 자신의 판단에 확고한 신념까지 보탠다는 점이다. 대개는 판단의 기준이 스스로의 경험적 지식에서 출발하거나 사회적 전통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자신의 경험적 지식의 순도나 전통의 가치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판단이란 단순히 사람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 가끔 서점에 나가 책을 구경하다 보면 서가에 꽂힌 책의 디자인이나 색감, 재질 등에 의해 무작정 소유하고 싶어지는 책이 있다. 책이란 그 속에 담긴 글쓴이의 목소리를 통해 가치를 발현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이미 다른 곳에 마음이 빼앗겨버린 것이다. ‘겉모양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영어식 표현이 그와 같은 경우를 문자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Too Quick To Judge’ 이 단편영화는 2015년 Canada Toronto Short Film Festival에서 ‘Best Short Short Film Award’를 수상한 작품이다. 프리랜서 필름 메이커로 활동하는 Maaz Khan의 작품인 이 영화는 유튜브에서 ‘영감을 주는 영상(Inspirational Videos)’으로 분류되어 조회 수 천오백만을 넘겼으며, 학교나 여러 커뮤니티의 강연장 등에서 교육의 목적으로 가장 많이 상영되는 영화로 알려져 있다.

한 매력적인 여성이 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 어딘가 고독해 보이는 모습으로 스케치에 빠져있다. 그런데 조깅 준비를 하며 벤치로 다가온 한 남자가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녀가 그린 그림이 훌륭하다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칭찬을 건넨다. 그런데 그녀는 그 남자에게 응대는 고사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자신의 예술 세계에 깊이 빠져 사람이 다가온 것을 느끼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너무나 도도한 나머지 그 남자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인지 관객은 잠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영화의 포인트는 바로 이 지점이다. 이 혼란한 지점에서 관객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영화는 조심스럽게 묻고 있다. 운동을 하기 위해 공원을 찾은 남자가 흑인이고 상대 여자는 젊고 아름다운 백인이라는 점에 지나치게 마음을 빼앗긴다면 관객은 분명 백인 여성이 흑인 남성을 혐오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성 역시 도도한 백인 여자가 자신을 무시하고 인사조차 받으려 하지 않았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를 떠난다. 만일 이러한 판단에 확신까지 더해진다면 이는 혼란과 분노로 이어질 수 있고 현실에서는 성급한 판단으로 인해 실제 범죄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은 관객의 성급한 판단이 완전한 오류였음을 깨닫게 해준다.

짧지만 반전이 있는 영화 ‘Too Quick To Judge’를 통해 나 자신의 이유 없는 성급함, 근거 없는 판단과 그 오류를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3분짜리의 짧은 영상(Short Short Film) 하나가 백 마디의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Too Quick To Judge’는 인도 출신의 마즈 칸(Mazz Khan)의 작품으로 그는 자신의 영상 스튜디오 TimeVision과 패션 브랜드 NajmFashion를 창업한 젊은 창작이자 현재 영화 및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광고 및 텔레비전 광고 제작일을 하고 있다.


자료 출처: YouTube.com, imd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