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ather Lee Editor

한인 감독이 만든 9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Opera’,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다

해마다 2월에 열리던 아카데미 시상식이 코로나19로 인해 4월로 연기되었다가 지난 25일 헐리우드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로 93번째 맞는 이번 수상식에서는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을 펼쳤던 윤여정 배우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전 세계 수많은 매체와 영화 팬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식에서 미나리 못지않게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한국계 애니메이터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Opera, 2020)’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이 영화는 단편 애니메이션 부분 후보 중 유일한 아시아 작품으로 약 4년여에 걸쳐 제작되었으며, 슬램댄스 영화제 특별상과 SXSW 관객상을 수상했고, GLAS 애니메이션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언론 매체로부터도 큰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한국의 애니메이션 산업계의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 작품은 원래 벽면이나 구조물에 투사되는 설치 미디어 아트 전시를 위해 기획된 작품으로 올해 한국에서 최초로 대형 미디어 아트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기승전결의 흐름을 따르는 전형적인 영화 형식을 탈피한 이 작품은 26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피라미드 속의 다양한 인간 군상이 삶의 아름다움과 함께 부조리를 통해 인류 사회의 계층, 문화, 종교, 이념 간의 갈등을 담고 있다.


에릭 오 감독은 ‘오페라’라는 작품 제목에 대해 ‘오페라’라는 단어는 원래 노동, 사회, 일을 의미하므로 이 제목으로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또한 영화는 마치 음악극 오페라와 같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서 피라미드처럼 생긴 거대한 구조물 속에서 인물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마다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며 끊임없이 흘러가는 일상을 관찰할 수 있다. 언뜻 보면 각 인물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것 같지만 피라미드 구조 안에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 수많은 사람간의 상호작용과 행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이것이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인간의 탄생부터 교육, 연애, 결혼, 종교, 생산, 노동, 파괴의 순간까지 끝없는 순환을 보여주며, 각 섹션은 서로 다른 계급 계층과 사회적 분열을 반영하기도 한다. 특기할만한 것은 단두대가 있는 한 섹션이 있는데, 이에 대해 오 감독은 죄수들의 머리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감옥에 갇히거나 사형을 선고받는 것이라며 이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차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오 감독은 2017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경험하면서 그런 역사를 다른 형태와 문화로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아이디어가 되어 오페라를 만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인종차별, 테러리즘, 종교, 자연재해, 전쟁, 교육, 경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부분과 계층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들을 과감히 다루고 있고 결국 모든 것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 감독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그들 자신의 일부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결국 모든 사람과 나누고 싶은 궁극적인 메시지는 우리의 과거로부터 배우고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성장하는 것이고 내일을 지금보다 더 밝게 만드는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도 덧붙였다.


에릭 오 감독은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도리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 등의 제작에 참여한 바 있고, 권위 있는 애니메이션 ‘안시’의 TV 시리즈 부분 최고상인 ‘크리스탈’을 수상한 바 있다.

자료출처: Imdb.com, Youtube, observer.com, awn.com, Courtesy of Erick Oh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