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na Huh, Editor
100년 역사를 머금은 뉴욕의 선술집 3곳

세계적인 도시 맨해튼은 늘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이지만, 때로는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하듯 도심 구석구석을 돌아보면 새로운 여유와 유니크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도시다. 그중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것이 변해가지만 반면에 수십 년 혹은 백 년 이상 대를 이어 명맥을 유지하는 역사적인 랜드마크급 선술집들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 바로 맨해튼이라는 도시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의 가속화 가운데서도 긴 세월 수명을 묵묵히 이어가며 ‘올드 뉴욕’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전통 있는 Tavern을 만날 때면 뉴욕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오히려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1900년 이전 뉴욕의 파노라마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보석, 선술집 세 곳을 소개한다.
영국 웨일스의 작가 딜런 토머스가 사랑한 선술집,
White Horse Tavern


허드슨 스트리트와 11번가에 위치한 White Horse Tavern은 뉴욕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선술집이다. 옛날에는 허드슨강 부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쉼과 위로를 주던 해안가 술집이었지만, 1950년대 초부터 새로운 보헤미안 문화의 장이 되며 작가와 예술가들의 집합소 같은 곳으로 진화했다. 특히 미국의 배우이자 댄서였던 James Michell이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영국 웨일스의 유명한 시인이자 작가인 Dylan Marlais Thomas와 위스키 18잔을 폭음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 외, 뉴욕의 시인으로 불리는 Frank O’Hara와 John Ashbery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도 유명세를 탔던 곳이다. 1880년 오픈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살아있는 문학의 유산으로, 올드 뉴욕의 영감을 받고 싶다면 화이트 홀스 터번 바에 앉아 시간 여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햄버거와 생맥주와 함께 말이다.
567 Hudson St, New York, NY 10014
유명한 단편 소설의 산실
Pete’s Tavern


뉴욕 맨해튼의 그래머시 파크(Gramercy Park) 인근 어빙 플레이스(Irving Place) 129번지에 위치한 Pete’s Tavern은 펍 푸드 레스토랑이자 맨해튼에서 가장 오래된 선술집이다. 주류 판매가 불법이었던 1930년경 금주령이 내려진 기간에도 몰래 꽃집으로 위장해 술을 팔았던 곳으로 남북 전쟁이 일어났던 1864년 본격적으로 오픈해 애주가들의 아지트로 발전하게 된 곳이다. 이곳의 단골인 작가로 유명한 O’ Henry(William Sydney Porter)는 자신을 일약 세계적인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려준 대표 단편 소설인 <크리스마스 선물(Gift of the Magi)>을 바로 이 술집 한 코너 부스에서 썼으며, 또 다른 작가 Healy’s의 단편소설 <The Lost Blend>에는 이곳이 ‘Kenealy’s’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 Seinfield, Sex and the City, Law & Order, 등등 수많은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광고 등에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곳이다. 견고한 나무 바닥과 오래된 붉은 벽돌로 마름된 실내에서 점보 버거와 샌드위치, O’ Henry Chicken Wings 등을 맛보며 역사를 써 내려간 작가들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것, 바로 Pete’s Tavern이 주는 즐거움이다.
129 E 18th St, New York, NY 10003
제군들이여, 안녕.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작별을 고했던
Fraunces Tavern


미국 독립 전쟁 끝 무렵인 1783년, 대통령이 되기 전 장군이었던 조지 워싱턴이 그의 부대와 열광적인 감동의 작별을 고했던 곳이 바로 이 역사적인 선술집, Fraunces Tavern이다. 로어 맨해튼의 랜드마크로 이보다 더 역사적인 곳이 있을까!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두 번째 대통령인 John Adams도 이곳의 단골이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에는 식민지 스타일의 요리, 200종류 이상의 위스키, 130개의 크래프트 맥주와 사이다, 시그니처 칵테일 등 전통이 담긴 메뉴들을 여전히 제공하고 있으며, 역대 대통령들의 이름을 딴 Jefferson’s Cobb Salad와 애플우드 베이컨, 캘리포니아 대추와 마르코나 아몬드가 들어간 George Washington’s Horseback 등 재미난 이름의 메뉴들이 있으며, 주말마다 라이브 음악을 제공한다. 특히 실내에는 조지 워싱턴의 머리카락 한 올과 그의 의치를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예술가 John Ward Dunsmore의 그림 등 독특하고 개성 있는 역사적 유물들이 있어 마치 전통 박물관을 탐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붉은 벽돌 속 식민지 시대의 운치를 그대로 담은 Fraunces Tavern이 주는 ‘과거로의 회귀’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54 Pearl Street, New York, NY 10004
자료 출처: theculturetrip.com, bucketlistba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