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INT JUNG, 북 칼럼니스트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너(Jean Giono) 소설
최근 테슬라, 아마존, 넷플릭스, 페이스북, 스퀘어 등의 주식들이 몇 년째 고공행진, 소위 떡상을 하다 보니 주식 투자 붐이 불어서 주변 지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주식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투자가이던 혹은 비 투자가들이든 간에 주식이 초유의 관심 분야로 치고 올라와서 주식 팟캐스트, 유튜브, 투자서 등이 폭발적인 인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생 투자자들은 단타 매매를 선호하고, 장기 성장주식 투자를 얘기하면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반론을 제기하거나 무시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자신들의 투자철학을 갖고 있겠으나 만나는 초심자들에게는 되도록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를 권하면서 이 책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프랑스 작가 장 지오너(Jean Giono)의 저서인 <나무를 심은 사람-The Man Who Planted Trees, 도서 출판 두레, 2018년>은 환경운동 분야에 귀중한 교육자료로 쓰이는 책이다.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40여 년 전에 주인공인 작가가 전쟁으로 황폐해진 프로방스 지역에 여행을 갔는데, 물을 찾아 세 시간쯤 걸어가다 55세의 양치기 ‘부피에’란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하룻밤 그의 집에서 숙박하게 되면서 부피에가 하는 일을 보게 되는데, 저녁마다 상태 좋은 도토리 1백 개를 골라내는 것과 그다음 날 그 도토리를 황무지에 심는 것이었다. 아들과 아내를 잃은 뒤 이곳에 들어와 살고 있던 그는 나무가 없어 죽어가는 땅을 보고 씨앗을 심기 시작했다며 그가 시작한 일의 동기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그러기를 3년, 그는 십만 개의 도토리를 심어왔고, 그 씨에서 2만 그루의 싹이 나왔고. 또 그 절반은 죽는다고 해도 아무것도 없던 이 땅에 1만 그루의 떡갈나무가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얘기했다. 또한 너도밤나무 재배법을 연구하고 있었고, 그 뒤로는 자작나무도 심을 것이라는 꿈을 말해 주었다.

십 년 뒤 작가는 그때의 양치기 부피에가 생각나게 되었고, 그를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예전 그 동네를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가 기억하던 황폐한 곳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를 맞이한 건 11km 남짓의 울창한 천연 숲이었다. 나무가 자라니 동물들이 살게 되었고, 물이 흘렀고, 꽃들과 풀밭이 생겨났다. 숯을 만들며 싸우던 몇 집 안 되던 마을에 사람들이 모였고, 삶이 여유로워졌고 풍요로운 지역으로 변모했다. 1947년 87세의 나이로 눈을 감기까지 부피에는 계속 나무를 심고 가꾸었으며 천연 숲은 더욱 아름다워졌고, 마을은 이주민들이 몰려오면서 만 명이 넘는 생기 넘치는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명쾌하다. 묵묵히 뿌리다 보면 언젠가는 결실을 보리라. 그래서 이 책은 환경운동 쪽에서도, 인생 철학서로도, 그리고 투자 입문서로도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이 은퇴 후를 걱정하고 주식 투자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몰빵하는 투자가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이 메시지와 내용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수많은 사람이 단기 결과에 목을 맨다. 백 개의 도토리에서 천 개의 결과를, 십만 개의 도토리에서 천만 개 이상의 결과를 바란다. 부피에가 뿌린 십만 개의 도토리에서 싹을 틔우는 것은 고작 20%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싹이 어린나무로 자라나는 확률은 다시 그의 반 정도였다. 그것도 3년이 지나서 최초의 가능성이 보였고 십 년이 지나서야 어느 정도 결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울창한 숲을 이루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우리가 마트에서 사던 씨앗이나 모종들도 그래왔다. 많은 수확을 꿈꿨지만 무관심하거나 신경을 덜 쓰면 결과는 항상 비참했다. 그런데 좋은 흙과 양분과 물과 햇빛을 꾸준히 제공하며 기다리다 보면 싹이 트고 자라고 무성해지고 바라던 수확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꾸준하지 못하고 바로 앞의 결과만을 판단하고 만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부피에가 걸어간 멀고 고된 길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펫(Warren Buffet)이 투자를 시작해서 바로 억만장자가 된 것은 아니다. 그가 투자를 시작한 나이가 11세였다는 것, 그리고 많은 시간과 노력과 공부와 자본을 투자해서 20년이 지난 서른두 살이 되어서야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것을 간과한 채 결과만 놓고 이야기하기 좋아한다. 서른두 살의 나이보다는 20년의 씨뿌리기 기간을 주목해야 한다. 그가 다시 30년이 지나 예순 살이 되었을 때도 억만장자는 아니었다[1]. 현재 나이 87세, [2] 82억불의 자산가인 그의 투자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개개인의 역량과 운에 따라 결과의 크기 또는 시간대가 달라질 수 있겠으나, 가슴에 품고 있는 황폐한 땅에 울창한 숲을 이루어 내는 것이 목표이고 과제라고 생각한다면 먼저 좋은 종자들을 고르고, 심고, 물과 햇빛과 관심을 주는 긴 인고의 세월은 우선적인 필수 조건이다. 이 과정은 사실 우리가 꿈꾸는 전체 숲 조성 계획의 절반이자 어떻게 보면 전부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내의 끝에 열린 열매는 달고 풍성할 것이다.

12월 추천 도서로 장 지오너의 저서 <나무를 심은 사람>을 선택하면서, 가시적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부피에의 의지와 노력, 과정의 가치와 장기적인 큰 그림을 책을 통해 독자들도 공감하고 배우기를 기대한다.
[11]밀레니얼 머니 Millennial Money> By Patrick O’Shaughnessy. Chapter 10에서 인용. 새로운 제안 출판.
[22] 2018년 2월 기준.
작가 장 지오노 (Jean Giono)

20세기 프랑스 소설사에서 전원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1895년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작은 도시 마노스크에서 구두를 수선하는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 그곳에서 자라고 그곳에서 작품 활동을 한 프랑스의 저명한 작가다. 가난하여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16살 때부터 은행에 들어가 일했다. 17살 때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5년 동안 전쟁터에 나가 싸웠으며, 전쟁의 참상을 몸소 겪은 뒤엔 평화주의자가 되었다. 1970년에 세상을 뜨기까지 약 30편의 소설과 에세이 및 시나리오를 써서 20세기 프랑스의 가장 뛰어난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1953년에 모나코 상을 받았고 1954년 아카데미 공쿠르의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한때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전쟁 반대, 무절제한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 참된 행복의 추구, 자연과의 조화 등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의 글엔 뚜렷한 도덕적인 목표가 있는데 그것은 참된 삶의 목표를 찾는 것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지붕 위의 기병』,『세계의 노래』, 『광적인 행복』, 『앙젤로』, 『소설연대기』 등이 있다.
CLINT JUNG, 북 칼럼니스트

Stonybrook University 졸업
뉴욕에서 십여 년째 라이센스 제품 제조·판매업체에서 근무 중.
<겨울>, <계절음악>, <나, 그 정체>, <아동심리>, <One Day> 시집을 출간했고, 시와 책
관련 에세이를 기약 없이 집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