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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1人 4色 유재훈(Jason Yoo) 작가의 책 이야기
비종파적 복음주의의 상징이자 가스펠의 전당으로 불리는 브루클린 태버나클(Brooklyn Tabernacle) 교회의 드러머(Drummer)로 오랫동안 활동했고, 투자 전문회사의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현재는 자산운용사, Data Analyst, 그리고 ‘The Pure State’의 대표 등 다양한 분야로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는 유재훈씨가 최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 ‘예배하는 연주자, 연주하는 예배자’를 발표해 이제는 작가의 이름으로 세상과 새로운 소통을 시작했다. 간명하고 사려 깊은 문체, 그리고 ‘예술의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하나님 사랑 안에 삶의 궁극적 가치를 두길 원하는 그의 경험과 통찰이 담긴 책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TOUCH storylab은 작가 유재훈씨와의 Zoom Interview를 진행했다.

좋은 책 발간하시고, 저희 TOUCH 매거진 Interview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자기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예배하는 연주자, 연주하는 예배자’의 저자 유재훈입니다. 저는 14살 때 처음 드럼을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군악대에 지원해 복무를 마치고 곧바로 한국을 떠났죠. 그때는 어린 마음에 교만했던 터라(웃음) 재즈를 배우고 싶은 저에게 한국에는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서 바로 유학을 택했어요. 토론토를 거쳐 2003년 뉴욕에 있는 The New School로 편입을 했어요. 한국에서는 모교인 현대 고등학교 밴드부를 시작으로 홍대 밴드, BMK를 비롯한 여러 가수의 앨범과 공연 활동, 천광웅 목사님이 인도하셨던 디사이플스(Disciples) 등에서 활동했고 미국에서는 브루클린 태버나클(Brooklyn Tabernacle)교회에서 예배자들과 함께 드러머로서 활동했어요. 특히 이 교회에 있으면서 크리스 탐린(Chris Tomlin), 이스라엘 호튼(Israel Houghton), 달린 첵(darleneZschech), 폴 발로쉬(Paul Baloche), 조나단 버틀러(Jonathan Burler) 등 아주 유명한 분들과 함께 예배로 섬길 기회를 얻었죠.
직업으로는 2008년 금융 공학 석사를 마치고 헤지 펀드 애널리스트, JPMorgan, Citi를 거처 현재는 재벌 가문의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뉴욕의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투자 분석과 자산 운용 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회사에서 진행 중인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외 기독교 단체인 ‘The Pure State’의 대표로 있고요, 스프링보드(Springboard)라는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코딩학교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저의 경험을 나누고 그 열정을 받으며 멘토로서의 활동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 것 갑습니다. 최근 ‘예배하는 연주자, 연주하는 예배자’를 출간하셨는데요, 책을 발표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나 동기가 있으셨나요?
우선은 ‘경험의 공유’라고 할 수 있어요. 브루클린 태버나클에서 배우고 느꼈던 값진 경험을 나누고 싶었어요. 처음 성전을 들어가는 순간부터 드럼을 셋업하고, 시작되기 전까지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연주하는 동안 연주자들끼리 어떤 소통을 하는지, 그리고 그곳에서 함께 예배하는 연주자들의 특징까지 자세히 기록했어요. 음악적 배경이 없는 분들은 조금은 생소할 수 있지만, 책 안에 생생한 현장감을 실감 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저같이 부족한 사람을 그런 값진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하신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를 한국의 이민교회나 사역자들에게 잘 전달하는 역할이 제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교회에서 함께 했던 연주자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배 인도자들, 예배자들, 그리고 디사이플스 활동 당시 함께 했던 천광웅목사님과의 경험들 속에 내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 성장이 왜 중요한지, 또 찬양팀의 한 일원으로서 역할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왜곡되지 않은 예배의 형태인지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을 간략히 설명해 주시고, 작가님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중점적인 메시지는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생을 살아가며 남기게 되는 흔적들이 있어요. 물질적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무언가를 대표(represent)하죠. 예를 들면 스마트 폰하면 스티브 잡스가 떠오르기도 하고 잘 끓여진 육개장은 저의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죠. 관찰자의 경험과 관심에 따라 떠오르는 것은 다르겠지만 이 ‘피조물’들은 무언가를 대표하고 무언가를 연상하게 만들죠. 그래서 인생을 살면서 남기는 흔적들의 공통점이 뭔지 생각해 보았어요. 내 삶의 흔적들을 남이 보았을 때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나 제이슨이라는 사람의 삶을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누군가 이 흔적을 퍼즐처럼 맞춰본다면 그 완성의 끝은 하나님을 향한 커다란 화살표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매번 성장을 선택합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적극적인 예배의 행위가 성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책은 예배의 성장에 대해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예술의 언어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어요. 명작이라 불리는 예술 작품이나 훌륭한 음악을 통해 느꼈던 감동은 말로 완벽히 표현하기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직접 전달이 가능한 예술적 언어를 통해 받은 감동은 ‘존재의 언어’로서 소통된 것이기 때문에 왜곡될 가능성이 훨씬 작죠. 하지만 표현하는 사람의 비 능숙함이 가져올 수 있는 왜곡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어요. 예배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돕는 역할을 맡거나 연주자로서 악기를 통해 성령의 영감을 표현하는 자리에 있다면 이 부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해요. 또한 예배는 예술적 소통이니 더욱더 능숙한 모습으로 연주하면서 이 예배를 통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연상케 해야 한다 생각해요.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독자분들도 하나님이 심어둔 가능성을 성장을 통해 키워내는 과정에 대해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The Pure State’라는 단체를 설립하셨는데 설립 계기 및 단체의 목적과 비전을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The Pure State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예술적 언어들로 표현해 내는 예술가들의 모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단체 이름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이 ‘Pure State’이란 단어는 양자 물리학적 용어예요. 짧게 설명하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단위의 입자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시작된 학문인데, 이런 입자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물리학적 법칙을 모조리 뒤집어 버리죠. 순간이동은 물론이고 벽을 뚫고 지나가기도 해요. 신기한 건 관찰자와 있을 때는 익숙한 물리적 법칙을 따르지만, 없을 때는 전혀 다른 법칙에 지배된다는 겁니다. 이런 물리적 법칙을 따르는 상태, 즉, 한가지 수학 공식으로 설명되는 양자 물리학적 상태를 ‘pure state’이라 부르고, 두 가지 이상의 수학공식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상태를 ‘mixed state’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이런 ‘mixed state’를 하나님의 영역으로 보고 이것을 ‘pure state’의 상태로 표현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름을 정했습니다.
The Pure State 의 리더로, 또 작가로, 드러머로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요?

글쎄요.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이 제일 어려워요. 계획이 없는 게 가장 좋은 계획인 것 같아요. (웃음) The Pure State 대표, 작가, 드러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제가 몸담은 자리들이 많아요. 이 모든 역할은 저에게 값진 것들이고 하나님께서 심어주신 가능성을 노력을 통해 피워낸 능력들이죠. 저는 하나님께서 길을 여실 때 ‘흥미’라는 도구를 사용하신다고 믿습니다. 이 일을 하기 원하시면 제가 그 방향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신다고 생각해요. 쉽게 말해 제 하고 싶은 거하고 살겠다는 거죠. (웃음)
사실 ‘예배하는 연주자, 연주하는 예배자’는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원고를 완성했어요. 그 전에 4년을 걸쳐 쓰고 있던 원고가 있는데 그건 아직도 미완성이에요. 집필하는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것들을 깨닫게 되고, 이 전의 관점들을 다시 생각하게 돼요. 또 그 책을 통해 전달하고픈 메시지를 문자적 언어로 최대한 잘 전달해 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관점으로 다시 쓰다 보니 도무지 끝이 나지를 않네요. The Pure State 프로젝트는 그동안 코로나로 소강상태였다가 이제 새로운 목표를 잡고 준비에 들어가고 있어요. 현재 저를 포함해서 네 명의 유능한 예술가들이 모여서 작업 중인데, 유명한 설치미술가이신 이 한께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훌륭한 연주자이신 김다슬께서 뮤직 디렉터로, 또 아주 실력있는 사운드 디자이너이신 김충제께서 사운드 디렉터를 맡고 계세요. 저는 어줍지 않게 대장 자리 꿰차고 있고요.
‘예배하는 연주자, 연주하는 예배자’ 책은 어떻게 구입할 수 있는지요?
제가 운영하는 The Pure State 사이트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www.thepurestate.com/pure-store
인뷰를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내용이나 추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나눠주세요.
믿는 사람이나 믿지 않는 사람이나 성장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멋진 몸짱이 되고 싶어 근육을 키우고 가꾸는 과정 또한 성장인데 ‘나는 그쪽에 소질이 없어’라는 말로 우리는 끊임없이 나약함을 정당화하려고 해요. 하지만 올바른 방향이 중요한 거지 걸리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나를 가슴 떨리게 하는 것, 나의 흥미를 이끄는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내가 좋아서 하던 한가지 길을 가다 다른 길을 택하게 되더라도 그동안의 했던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또 다른 길의 여정에서 필요한 성장 요소들이 이전에 쏟은 노력으로 이미 갖춰져 있는 것을 깨닫게 될 거에요. 모든 종류의 성장은 아래에서 보기엔 달라 보여도, 위에서 보면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마지막으로 뉴저지의 멧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비욘세와 제이지 공연에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1시간이 지나도 공연이 도무지 시작할 기미가 없는 거예요. 그러다 3시간이 지나고 점점 짜증이 나려던 차에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완벽한 조명과 음향, 퍼포먼스, 디스플레이로 1분 만에 그 짜증 난 마음은 눈 녹듯이 바로 사라졌어요. 그때 들던 생각이 ‘아! 예배를 이렇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에게 이 ‘The Pure State’ 단체를 성장시키는 게 더욱 중요하고요. 앞으로 저의 책과 ‘The Pure State’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계속해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글: Nana H. Editor
사진 제공: 유재훈 (Jason Yoo)작가, Instagram-@jasonian101, Facebook.com/jas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