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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na Huh Editor

One Fine Day in New York, 반나절 3월 나들이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온 세상에 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다. 이 계절은 오랜 실내 생활로 탄력을 잃은 우리의 일상도 온기 속에서 긴 기지개를 펴게 한다.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해 봄과 가을의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는 암울한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이런 봄기운은 최대한 오래 곁에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일년만에 다시 찾아온 봄날, 세상에 새롭게 피어나는 싱그러움과 푸르름, 그리고 상쾌함을 즐기기 위해 반나절 정도 즐길 수 있는 짧은 봄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Maman King

한적한 시골의 프랑스식 따듯한 아침

Courtesy of Maman King

조금은 이른 아침, 8시.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허드슨과 킹 스트리스 모퉁이에 있는 마망이라는 카페에 들어간다. 초록색의 식물들에 둘러 쌓여 있는 큰 공간이 따듯하고 상쾌한 기분이 든다. 아침으로 크리스피 스매쉬드 포테이토에 버번 베이컨 잼, 아보카도와 서니사이드 계란이 치폴레 아이올리 소스들 입은 Papa’s breakfast bowl과 따듯한 커피를 주문한다. 이미 뉴욕, 브루클린, 뉴저지 등 여러 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프랑스 베이커리인 마망이지만 지금 있는 곳은 2021년에 문을 연 신생 지점으로 마망지점 중에서도 가장 넓은 곳이다. 플라워 디자인 회사인 Floratorium이 디자인한 실내는 마치 온실 정원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참! 프랑스어로 마망은 어머니를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왠지 잘 가꾸어진 어머니의 센스 있는 정원 같다. 특별한 메뉴를 시도해보고 싶다면 주말에만 서브하는 스페셜인 에그스 라따투이를 시켜보기를 추천한다.

Maman King: 375 Hudson St. New York, NY 10014


St. Luke in the Fields Garden

콘크리트 정글 안의 시크릿 가든

Courtesy of St. Luke in the Fields Garden

마망에서 나와 허드슨 가를 따라 북쪽으로 5분 정도를 걸으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조그마한 가든이 있다. 바로 세인트 루크 교회 안에 있는 정원인데 엄밀히 말하면 교회의 개인 공간이지만 일반인도 들어갈 수 있는 웨스트 빌리지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교회에 따르면 100종이 넘는 새들과 24종의 나비들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정원이 잘 관리되었다는 의미다. 운이 좋으면 새들이 목욕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콘크리트 담장으로 둘러쌓인 자그마한 이 공원에는 야생화, 덤불, 희귀한 꽃, 토종 식물, 베리 종류들도 눈을 즐겁게 해주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잠시 쉴 수 있는 벤치가 여기 저기 놓여 있다는 것. 복잡한 뉴욕 도심의 소음 공해로 부터 벗어나 조용하고 고요하며 하늘 높이 탁 트인 시야가 마음까지 힐링해주는 듯 하다. 정성스럽게 손질된 아담하고 예쁜 정원에서 평안함을 얻는다. 벤치에 잠시 앉아 책을 꺼내 읽어도 좋을 만큼 고즈넉한 공원, 하지만 멋진 주변 풍경에 책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St. Luke in the Fields Garden: 485 Hudson St, New York, NY 10014


Friend Of A Farmer

미국 전통적인 가정식 점심

Courtesy of Friend Of A Farmer

오랜만에 고즈넉한 혼자만의 공원 산책을 끝내고 맛있는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아침을 프랑스 시골에서 시작했다면 점심은 미국 시골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는 점심 메뉴가 따로 있지는 않고 브런치와 저녁 이렇게 두 가지 메뉴가 있다. 농장에서 직접 공수해 온 신선한 산란으로 만든 브런치 메뉴만 해도 10가지가 넘는다. 그 외에 미국식 팟파이, 저녁에는 더 다양한 가정식 메뉴가 있다. 디저트는 초콜릿 피넛 버터 파이, 과일 타르트 등 미국의 전통 디저트로 친근하고 정겨운 아이템들이다. 1986년 부터 farm-to-table의 선구자로 계절에 따라 지역별로 가져오는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대할 때면 마음이 따듯해진다. 실내는 나무 기둥, 천장, 바닥, 벽난로 등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친근감이 느껴지고, 왠지 뒷마당으로 닭들이 노닐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여기서 식사에 곁들일 것 하나! 바로 특제 칵테일이나 수제 주스인데 제철 재료와 수제로 만든 시럽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이다. 가족 소유의 포도밭에서 만든 와인 설렉션을 시도해보는 것도 멋진 경험이다. 월요일은 오픈하지 않기 때문에 방문 계획을 할 때 참고하는 것이 좋다.

Friend Of A Farmer: 77 Irving Pl, New York, NY 10003


자료 출처: mamanking.com, friendofafarmer.com, stlukechurc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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